여기저기서 산만하게 터지는
하지만 그래서 즐거운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서 고요함을 유지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맞이하는 창밖의 경적소리, 일어나기 싫은 잠자리를 나오게 만드는 알람소리
학교나 직장에 가려면 참고 버텨나가야 하는 대중교통의 산만함, 자리에 앉아서도 고요함은 찾아오질 않습니다.
잠깐의 점심시간에도 사람들은 바쁘게 떠들고, 자신을 바라볼 시간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집중을 깨는 일이 즐거울까요? 반대로 집중을 유지하는 일이 즐거울까요?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는 의외로 신선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집중을 쉼없이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재밌다는 것입니다.
핸드폰을 보면서도 아이들은 계속 이 화면에서 저 화면으로 넘어가고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의 취향도 짧아져 갑니다.
20분 이상의 긴 영상은 10분 이내의 영상이 되고, 그마저도 짧은 쇼츠가 되었습니다.
영화관에서 긴 시간동안 앉아서 집중하는 것을 택하는 대신, 사람들은 '영화 요약 유튜브'를 관람하구요.
긴 사랑의 기다림을 인내하기는 싫어서, 연애 프로그램이나 대체재를 구해서 연애를 쇼츠처럼 취합니다.
우리가 과거에도 이러한 짧은 즐거움만을 택했나요?
조금 더 친구들과의 오랜 시간, 관계와 사랑에 오랜 즐거움을 투자하지 않았나요.
집중하는 소재의 빠른 고갈, 그것이 올바른 즐거움의 방식일까요?
준비될 때까지 삶을 미룰 수 없다
...
삶은 우리의 코앞에서 발사된다
다른 좋은 글귀들도 많지만,
필자가 생각한 이 책의 핵심은 단 한 구절입니다.
우리에게 삶은 가끔씩 탄환처럼 발사됩니다.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따윈 주지 않구요.
기회를 잡을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갑니다.
발사되는 삶의 패턴속에서 중요한 선택을 회피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순간을 참고 이겨내야 할까요.
우리가 죽음을 향해 갈때 지난 날 누르지 못한 하트 버튼이 생각날까요.
다시는 도전하기 어려웠던 파도 한가운데나 봉우리에 올랐던 기억이 떠오를까요.
삶이라는 탄환이 마지막 순간에 닿아 있을때, 아쉽게 지고 만 게임 한 판이 기억날까요.
인생을 다바친 프로젝트가 떠오를까요.
좋은 삶을 위해, 다양한 갈래로 뻗어가는 주의력을 그대로 두어선 안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좋았던 여정은 단속적인 주의력의 반복이 아니라, 충분히 긴 호흡의 연속이었으므로.
다행인 것은 선택의 기로에 도달하는 순간, 그 찰나를 잡을 결정권도 우리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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